본문 바로가기
INFJ-A 의 삶/나의 생각

INFJ 남자는 생각이 너무 많다.

by 박해돌 2022. 10. 8.

MBTI는 몇 년 전부터 인간의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정해주는 검사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그 유행에 저도 동참해서 많은 대화 주제로도 사용하기도 하고, 사람 간의 궁합을 볼 때도 검색해보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 성격유형검사는 얼마나 솔직하게 임하냐에 따라서 검사 결과를 받았을 때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MBTI는 믿을 만한가? 

MBTI의 유래는 2차 세계 대전 때, 남성 노동자로 지배적이었던 산업계에 여성들이 자신들의 성격들을 분류해서 적합한 직무를 찾는 목적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심리검사를 바탕으로 한 결과이지만, 비판의 시선들도 있습니다. 저 또한 가장 공감이 많이 갔던 비판적 시각은 첫 번 째로, MBTI 유형 검사는 본인이 직접 문항들을 보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는 어떠한 복잡한 심리가 개입이 되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문항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자기 보고 형' 심리 검사의 한계를 나타냅니다. 두 번 째로, 인간의 성격 유형을 16개 만으로 분류하기에는 너무 인간의 종류가 다양합니다. MBTI 검사 결과를 보면, 내향형은 몇 퍼센트이고 외향형은 몇 퍼센트 이렇게 나옵니다. 그러나, 내향형에 49%, 외향형에 51%가 나와도 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으로 분류됩니다. 그래서 이러한 퍼센트에 따라서 같은 MBTI를 가졌어도, 그 둘은 엄밀히 말하자면 다른 사람인 겁니다. 마지막으로, MBTI 이론을 만든 사람은 홈스쿨링으로 독학한 비전문가가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심리학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MBTI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카를 융'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만들었으나, 중요한 건 이 심리 이론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여, 혈액형의 대체제이자 재미로 보는 '인간 분류법'이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MBTI는 왜 여전히 인기가 식지 않을까? 

위의 비판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MBTI는 섣불리 맹신하기 힘든 영역인 것은 확실합니다. 그렇지만, 인간은 본능적으로 평가하고 분류하기를 좋아합니다.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이나 심지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어도 그 사람을 평가하고 분류하게 됩니다. 말로는 직접적으로 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실례가 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속으로는 다들 바쁘게 관찰하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단지 자신이 의식하지 못할 뿐이죠. 사람들은 첫인상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는 어릴 때부터, 학습된 것과 자신이 본능적으로 깨달은 것입니다. 첫인상이라고 하는 것은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디로 분류할지 정하는 처음의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정해놓으면 사람들은 애써서 바꾸려고 들지 않습니다. 굳이 에너지를 들여서 한 번 정해놓은 그 사람의 이미지를 다시 분류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처럼 요즘에는 첫인상이 결정되기 전에 MBTI를 먼저 물어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사람을 빠른 시간 안에 판단해야 할 때 유용하게 쓰이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기업 면접에서도 MBTI를 물어보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제는 과학적인 근거가 어떻든 간에 이미 사람들의 일상에 너무 깊게 들어와 버렸습니다. 그 이유는 MBTI 테스트 결과가 본인이 생각했을 때, 자신과 많이 닮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검사를 할 때, 여러 문항 중 자신과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문항을 선택했고, 그로 인해 검사 시스템에 나의 답을 입력을 한 것입니다. 그에 따라 그 답들을 종합해서 16개 중 가장 유사한 유형을 결정해 주는 겁니다. 그러니 결과도 자신과 가까운 MBTI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본인과 비슷한 유형을 발견함으로써, 자신도 모르던 자신을 발견한 기분도 들고, 이 결과가 신기해서 주변인들의 결과도 궁금해지는 무한 반복의 늪에 빠진 겁니다. 

INFJ-A로 분류되어 늪에 빠져버린 박해돌

처음에 MBTI 검사를 하고 최근 한 달 전에도 다시 했는데 똑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근의 결과를 받고는 약간의 안심이 들더군요. 나름대로 INFJ라는 유형이 저의 많은 부분을 설명해주는 것 같았고, "세상에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구나"하는 신기함이 있었습니다. 또, 특징들을 계속 찾아보고 궁합도 보다 보니, 남다른 애정이 생기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결국에는 블로그의 URL 주소를 정할 때는 "어떤 영어로 나를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가장 먼저 MBTI를 떠올렸습니다. 요즘 사람들의 정체성은 MBTI로 구분 지을 때가 많으니까요. 비록 과학적인 근거는 부족하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본인이 16개 유형 중에는 그래도 자신의 MBTI가 가장 자신과 유사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테니까요. 나중에는 혈액형을 MBTI가 덮어버렸듯이, MBTI를 덮을 만한 큰 놈이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사회에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는 모르겠지만, 깊게 생각하진 않았고 일단 MBTI처럼 재미있을 테니까요. 

환경과 의지에 따라 바뀌는 성격유형

사람마다 기분과 처한 환경에 따라, MBTI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국내에서 살던 사람이 해외에 나가게 되면서 외향형으로 바뀌었다거나, 사회에 나와서 직장을 다니다 보니 내향형으로 바뀐 사례들처럼 말이죠. 그렇지만, 사람의 성격이 바뀌기 어렵다고는 하지만 환경에 따라서도 바뀔 수 있는 게 성격입니다. 본인의 의지에 따라서도 바뀔 수 있고요. 다시 한번 강조하게 되지만, 그것을 쉽게 하는 사람이 자의식이 높지 않은 사람입니다. 저는 유연한 사고를 하는 데에는 자의식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여러 방면에서 본인의 발전이 더디지 않을 겁니다. 뭐든 마음먹기가 힘듭니다. 마음을 먹기 전까지는 자의식이 계속해서 자기 합리화를 해주기 때문이죠. 그러면 그 보호를 받는 사람은 마음의 평온을 느끼고, 다시 마음을 먹지 않게 되거나 마음먹기 전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본인의 성격에 대해서 많은 고찰을 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내 성격이 모난 부분이 있는데 이것만 고치면 참 좋을 것 같다" 이런 생각 많이 할 겁니다. 그러한 모난 부분을 다 고쳐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완전한 육각형의 사람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자신의 MBTI & 성격과 마주하기

결론적으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모든 MBTI를 봐도 단점이 없는 MBTI는 없습니다. 만약 자신의 모난 부분을 채우면 MBTI는 변할 겁니다. 그러면 바뀐 MBTI는 새로운 단점을 저에게 부여해줄 겁니다. 단점을 없애려다가 새로운 단점을 가져오게 되는 거죠.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그 새로운 단점이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을 시점이 올 것입니다. 이 시점이 오길 바라는 마음이, 사람들을 꾸준한 자기 계발로 이끄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저의 개인적인 시뮬레이션을 고려해봤을 때, 제가 취해야 하는 가장 좋은 태도는 본인을 가장 편한 상태로 만들어주는 성격을 찾는 것입니다. "그냥 제멋대로 살면 제일 편하고 걱정 없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일시적인 행복에 불과합니다. 장기적으로 꾸준한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 나에게 편안한 성격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은 꽤나 영양가가 높은 고민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댓글